여행을 할 때에는 테마가 필요하다.
나는 보통 나홀로 여행이 주된 테마이다. 꽤나 자유도가 높고, 방대한 카테고리를 만들 수가 있다.
그 카테고리 중 하나는 부산여행.
그리고 세부목록에 골목길이라는 테그를 넣었다.
부산에 얼마나 많은 골목길이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추억했던 부산의 이미지는 아직 예전의 정취가 살아 숨쉬는 곳.
그냥 무작정 가방 챙기고 골목길 탐방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는 부산의 건어물 시장골목. 비릿하고 구수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는 곳이었다.
하릴없는 영감님들이 뒷짐을 지며 건어물 하나 입에 넣고는 오물오물 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건어물 골목.
이 골목도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활성화 된 곳이었겠지.
대형마트가 들어서기 전까지 우리가 추억하던 시장의 모습은 얼마나 가슴을 설레게 했는가.
어머니 손 잡고 노닐던 시장이 그립다.
건어물 골목에서 다시 도로쪽으로 나가기 위한 골목계단이다.
여기는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
퀘퀘한 먼지냄새에 아직 가시질 않은 잉크냄새가 은은한 곳.
가족단위로 동화책등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들쭉날쭉한 골목길이 아니라 단정하게 줄지어진 책방 골목을 보니 무언가 아쉽지만,
그래도 곰팡이 내 스물스물 올라오는 고서들도 몇몇 발견할 수 있어서 설레는 느낌은 확실히 받은듯 하다.
책방 골목으로 올라서는 길에 보이는 나무계단 골목.
벽화를 동화처럼 꾸며 길을 오르며 동화벽화를 볼 수 있다.
헌데, 오르는데 꽤나 많은 힘을 소비하게 되더라.
급한 성격탓에 빠르게 동화를 보고 싶어 마구 오르다 탈진할 뻔.
벽을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놓아 왠지 특색있는 도시의 모습이 되었다.
오래된 집들도 포장만 예쁘게 해놓으면 그리스의 산토리니가 부럽지 않드아~
할머니들 밖에 나와 정겹게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아는 부산 사투리가 아닌 오리지널 토종 사투리를 구사하시는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무슨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방인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으신다.
여행객이 워낙 많은 도시라 그런가 보다.
음~ 내가 바라는 골목길 등장.
골목 특유의 차가운 기운이 스미는 곳.
이런 곳은 정체되어 있는 것보다 왠지 빨리 벗어나고픈 그저 통행하기 위한 길처럼 보인다.
괜한 고집으로 이 곳에서 30분 휴식을 취하고 갔다.
불편했음.
우리동네~ 담뱃가게 아가씨가 예쁘다오!
예쁜 장미 나무가 담배가게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안에 사람이 있지는 않았지만 정말 동네에 너무나도 예쁜 악세사리 처럼 자리잡았더라.
5월 장미가 예쁘게 지붕을 만들어주고,
하얀 벽돌이 담배가게를 받쳐준다.
ㅎㅎ 가슴이 한 껏 설레였던 장소.
오우 화장실일까 싶어서 찰칵 찍었다.
시멘트 작업이 꽤나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원래 노가다 중에 시멘트 노가다 만한 것이 없다고 하던데,
문 앞에 벽돌 하나가 웃음을 자아낸다.
앗 미안 셀카다. 괜히 한 장 남기고 싶어 찍었다.
내가 등장할지 모르고 걍 추가했는데 지울까 하다 귀찮아서 남긴다. 허허허
여기는 다른 장소.
택시 아저씨한테 괜찮은 곳 추천해달라니까 여기로 떨궈주었다.
이후 범죄와의 전쟁에서 최민식이 사는 동네로도 한 번 등장하더라.
영화에서 나온 이미지와 똑같은 풍경의 사진이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기억하는 사람은 다 기억할 듯 싶다.
영화관에서 볼 때 옆에 어떤 여자가 저기 어디야? 한국에 저런데 있어?
라고 묻더라. 진짜 말해주고 싶어서 혼났다.
내가 갔던 곳이라고! 여기 부산이라고!
헌데 결국 말 못하고 영화나 봤다.
영화의 앵글은 약간 이 모습과 더 비슷한 듯.
담 아래는 바로 바다와 맞닿아 있다.
여기는 화장실도 공용으로 쓴다.
중간중간 폐가도 많고 동네 꼬마들은 마치 나 어릴적 모습을 보는 듯 촌스러웠다.
그래서 더 정감이 가더라.
담벼락 밑은 약간 저런 느낌?
물안개가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이 꽤나 멋있었다.
전봇대에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도 날 엄청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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